예지동 작은 발표회:
예지동 사람들의 기술, 문화, 공간


︎


예지상가, 예지동 시계골목
MAY 2-3  2020

✤기획: 전미영, 이정은, 김미경
✤ 참여작가: B급사진(김경식, 김미경, 김영보, 김영철, 김용준, 남형진, 서원호, 이성훈, 이종구, 정한구, 조금주, 조현균, 최성열), 김대준, 김양우, 안근철, 안희준, 이정은(컨트리뷰터스), 진서현
✤ 참여자: 최영금, 최혁규, 이성환, 정민지, 유종재, 심한별, 김민수, 오미래, 김태일, 김두겸, 여기에 있다(박세련, 정대진, 이진경, 박수빈)
✤ 협찬: 예지상가, 예지동 시계골목 노점 상인회, 원조함흥냉면, 도시연대, 포토마루, 세운스퀘어 상인회, 종로시계기술인협회, OO은대학연구소, WOW털실

✤ 시각디자인: LABOREM LABORATORY (장재민)



전시 서문 preface 

‘예지동 작은 발표회’는 예지동 시계골목을 만들고 지켜온 상공인들께, 그동안 이 지역의 기술과 문화, 공간을 화두로 작업해 온 연구자와 작가들의 결실을 소개하는 간소한 자리로 준비되었다. 세운 4구역을 대상으로 사진 기록을 하는 B급사진과 시각연구자 이정은, 아카이비스트 안근철, 작가 김양우, 인류학 연구자 전미영 등이 뜻을 모았다.      
시계골목은 서울시 종로구 예지동 47번지 예지상가 인근에 위치한 옥방길과 시계 골목길을 의미한다. 일제강점기에 시계는 선진 문물로 각광 받았는데, 시계뿐 아니라 기술 또한 재일 조선인, 재조 일본인으로부터 유입되어 한국의 시계 수리 기술자들이 세대를 거쳐 ‘복원 중심’의 수리 기술을 이어갔다. 1980년대까지 주요 도시의 중심지마다 시계골목이 형성되고 점포에서 수리 기술자를 양성했으나, 오늘날 문자판, 시야게-도금, 줄 땜, 가죽줄, 유리, 선반 기술자가 밀집해있는 전문 상권은 세운스퀘어와 봉익동을 아우르는 종로구 예지동 시계골목 일대 한 곳 뿐이다.
 그중에서도 예지상가는 1974년 준공 이후 지난 45년 동안 시계골목의 자부심을 지켜왔던 건물 중 하나다. 재개발로 인해 비워져 가는 주변 상가에 비해 마지막까지 굳건히 버티고 있는 이 공간을, 그동안 한 번이라도 거쳐보지 않은 기술자가 없을 정도다.     
이 전시를 계기로 예지동의 골목길과 작업장, 그리고 사람들이 우리 모두가 사랑하는 ‘문화적 자산’이라는 점을 여기 계신 모두가 함께 이해하고 지지하였으면 한다. 이러한 이해와 지지가 결국에는 시계골목의 정체성을 만드는 ‘문화와 기술과 사람들 사이의 연결’을 지속시킬 것이다.

오늘 이 자리에 와주신 여러분들 또한 그 연결의 귀한 소산이다.



전시 구성 program

[오프닝]
예지동에서 주로 행해지던 개업식 고사로 이번 행사의 시작을 알림. 돼지머리, 상차림 음식, 축문 등은 예지동 상인들이 20여년 전 했던 거래처와 방식을 전수받아 준비한다.
[전시 1] 기다림의 경관들 
공간과 시대를 기록하는 사진가 집단 에서는 지난해 가을부터 예지동 세운 4구역 일대에 대한 사진 기록을 만들어왔으며, 이번 전시에서 그 일부인 100여 점의 사진을 선별해 소개한다. 예지동 시계골목의 자부심을 만들어 온 문자판 복원, 선반, 줄땜, 수리, 시야게, 맥기 기술자들의 인물사진과 시계골목의 경관을 담은 전시는 모두가 “자신이 맡은 일을 잘 해내려고 하는", 그리고 “자신과 타인의 삶을 떠받치고 있는” 이 시대의 진정한 장인들임을 강조한다.


[전시 2] 보물책: 문자판 목록집 
안근철과 전미영은 시계골목의 문자판 기술자의 작업장과 도안책을 소개한다. 다양한 공정의 연결로 달성되는 시계수리의 한 부분을 현장의 바로 그 작업장에서 구체적으로 볼 수 있는 기회로서, 기술자가 보물찾기를 하는 것처럼 꼭 맞는 문자판 도안을 찾아 인쇄 시 이용하는 것을 참고하여 아이디어를 발전시켰다. 이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은 폴리싱, 도금, 인쇄, 금속의 가공 기술의 총체인 문자판 복원 기술의 구체적인 내용을 엿볼 수 있다.
[전시 3] 원본기술의 방 
이정은(컨트리뷰터스)은 종로3가(봉익동) 일대의 귀금속 장신구 제작 기술과 기술자, 공장을 연구했다. 이번 전시는 우리나라 최초의 귀금속 전문 상가이며 현재에도 운영되는 ‘예지상가’라는 현장에서, 현장의 상공인들의 지원 하에 선보인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다큐멘터리 <종로의 원본기사>는 이제는 은퇴한 원본기사 이 모 씨의 삶과 기술이 종로에서 점차 사라져가는 모습을 추적했다. 이와 함께 귀금속 장신구 분야의 책자, 잡지, 학술연구를 포함하는 수집된 자료와 원본기사 이대연, 이창수, 양성필이 협조한 자료들로 구성된 아카이브 자료를 전시한다. 기술이 사라짐에 따라 기술자들이 사용하던 기술 용어들도 함께 사라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여 원본기술자들과 함께 만든 <원본기술용어수첩>은 귀금속장신구 제조기술의 이해를 돕고 기술 용어를 기록으로 남기는데 의미가 있다.

[전시 4] 예지동과 움직임과 빛
김양우 작가는 서울 종로구 예지동 일대의 상인들의 인터뷰, 작업 환경을 촬영한 기록물들과 작품을 소개한다. 카메라, 시계, 보석, 콘덴서 등 서울 종로구 예지동의 상인들의 기술과 작업 활동들을 기록한 영상 기록물을 담았다. 또한 설치미술작품 ‘Bright inside’의 비디오 도큐먼트를 통해 예지동의 상공인들의 갈고 닦는 기술, 구전되는 이야기들, 장소에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전시 5] 예지상가의 기록들 
1974년 준공 이래로 예지동 상공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온 예지상가. 전시와 발표회를 준비하면서 청소를 시작한 기획자들은 이 공간에서 보물과 같은 자료들이 발굴되었다. 폐간된 시계잡지, 재개발 이후 유명무실해진 상공업 조합의 기록물들, 오래 된 책상, 지금은 폐업한 골목식당들의 전단지 등을 줍고 정리하며, 우리가 직접 접하지 못했던 예지상가의 시공간을 상상해 본다.



프로젝트 이미지 더보기 www.clock-alley.com/friends



발표회 round table

[발표 1 예지상가의 어제와 오늘]
지난 30년 간 예지상가의 관리인을 맡아왔던 지역 유지 유종재 씨가 들려주는 예지동과 예지상가에 대한 이야기
[발표 2 산업화 ‘너머’의 작업장] 서울대학교 인류학과에서 예지동 시계골목의 기술과 문화를 주제로 석사학위논문을 썼던 전미영이 현장의 연구참여자를 대상으로 자신의 논문을 소개하고 감사를 표시하는 자리

[발표 3 시계특화거리 조성을 위한 세운4구역 실태조사 결과 공유]
시민단체인 도시연대가 예지동 시계골목 일대의 산업과 시계 수리 생태계의 보존 및 활성화를 목적으로 이들 업체에 대한 현황과 실태 및 이주 수요 파악 등의 조사를 수행한 결과를 발표함. SH연구원의 용역으로 연구를 수행하였음
[발표 4 사라져가는 기술을 기록하기]
사라져가는 기술을 기록하기 위한 시각문화 연구자(이정은)로서의 그동안의 활동을 소개하고, 앞으로 어떤 활동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함께 이야기 나눔



원본기술의 방  a Room of Wonbon Skills  
Contributors ︎


예지상가는 우리나라 최초의 귀금속 종합 상가로서 1974년부터 현재까지 개점 중이다. 시계와 귀금속 등 예물을 함께  판매하는 매장과 수리나 제작을 하는 공장이 함께 공존했는데, 손님을 대상으로 판매를 하는 매장은 주로 1 층과 2층에, 공장들은 3층부터 위로 5층까지 위치했다. 3층에서 개최된 <예지동 작은 발표회> 전시를 위해 컨트리뷰터스는 예지상가의 352호에 있었던 귀금속 원본 기술자의 방을  재현했다.


원본기술의 방에는 원본 기술자 3인의 목소리를 담은 다큐멘터리 < 📼 종로의 원본기사>를 상영하고, 수집된 원본 기술 아카이브 자료에 덧붙여 신작 [원본기술용어 수첩]을 소개했다. [원본기술용어 수첩]은 종로3가의 원본기술자 분들의 구술채록과 이정은의 현장 조사에 의해 수집된 용어들로 종로의 귀금속·장신구 업계의 기술자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기술·문화 용어를 정리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귀금속 전문 상가로 출발해 현재까지 귀금속 기술자들의 작업장이 운영되는 예지상가는 이제 철거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현재도 운영되는 실제 작업 현장을 재구성 한 이번 작업은  산업 공예인들의 실제 공간을 생생하게 재현함으로써 개인의 역사를 기록하고 그들이 일군 여러 결과물과 제작 현장을 포함하는 제작 문화의 맥락 안에서 그 구체적 실천에 관한 일종의 ‘미시사 보여주기’의 실천이다.





 
원본기술의 방
예지상가 352호, 2020


원본기술용어 수첩



전시 전경 exhibition view

View of the exhibition, Seoul, 2020


ⓒ Jeong-Eun Lee 2008-2021